본문 바로가기
  • 상상을 통한 '새로운 혁명'의 시작
기타

서강대학교 방문 후기 (2022년 4월 말)

by 쟝파스타 2022. 4. 28.

다음 주 월요일 출근에 앞서 회사에서 요구한 증명서들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이를 위해 오늘 오전, 모교에 방문했다.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가 필요했는데 인터넷으로도 발급, 인쇄가 가능하지만 흑백 프린터를 이용할 경우 '사본'으로 출력이 되는지라...

 

멀지 않은 곳이기도 하고 '원본' 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오늘 오전, 서강대학교를 찾았다.

 

방문하며 찍은 사진들을 공유해본다.

 

서강대학교 정문.

 

오전 9시 30분경에 방문했는데 코로나 때문이었을까. 캠퍼스를 돌아다니는 학생들이 거의 없었고, 굉장히 한산했다. 좌측에 보면 'COVID-19 관련 외부인 출입금지' 현수막이 붙어있었다. 뭐 어때. 나는 졸업생인데... 외부인은 아니지.

하여, 개념치 않고 당당하게 입장했다.

 

남들에 비해 다소 길었던 대학 생활 동안 정말 엄청나게 왔다 갔다 한 대학교 정문...

 

서강대학교를 상징하는 구조물인 '알바트로스 탑'이다.

 

내가 학교를 다닐 때는 저 탑 주변이 움푹 패어있고 그곳으로 물이 흘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금일 방문 시에는 물이 다 빠져있었다. 종종 저곳에 사람을 빠트리는 학우들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지금까지도 의문이다.

 

 

서강대학교 정문에서 신문방송학과 건물(삼성 가브리엘관), 그리고 소규모 종합 공연 예술관인 메리홀, 성 이냐시오관으로 향하는 길이다.

 

서강대학교가 평지가 아닌 노고산 근처의 언덕에 지어진 곳이라, 캠퍼스 크기가 작기도 하고 따라서 학교 내부에 이런 언덕들이 많다. 경사가 꽤 높아 학교를 다닐 때 이곳을 오를 때면 헉 헉 숨이 찼던 것이 기억난다. 당연히, 오늘도 그랬고.

 

성 이냐시오관.

 

오른쪽에 보이는 곳이 성당이다. 서강대학교는 외국의 예수회 소속 신부님들이 한국에 오셔서 설립한 대학이다. 따라서 예전에는 신부님들이 직접 강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런 영향으로 특이하게도 기독교의 '부활절'에는 휴강을 한다.

 

학창 시절 일요일에 학교에 나와 공부를 할 때면 성 이냐시오관의 성당에서 미사를 드렸던 것이 기억난다.

 

본관에 위치한 자동 증명서 발급기.

 

이곳에서 졸업증명서와 성적증명서를 발급했다.

 

서강대학교 본관

 

처음 서강대학교가 설립되었을 때 첫 번째로 지어진 건물로, 초창기에는 이 건물에서 강의도 진행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학교의 교무처 등 행정 업무를 위한 부서들이 위치한 건물.

증명서 발급이나 기타 학사 상담 등을 제외하면 재학생 입장에서는 거의 방문할 일이 없었다.

 

성 이냐시오관과 본관 사이 로욜라 동산으로 이어지는 사잇길.

 

개인적으로 봄과 여름의 이 길을 좋아했다. 사진에서 보이듯이 나무가 울창해서 시원한 '그늘 터널'을 만들어주므로. 하지만 길 자체가 그리 길진 않다. 금방 지나간다.

 

사잇길을 통과하여 좌측으로 가면 나오는 '로욜라 동산'

 

서강대학교를 설립한 재단은 '예수회'인데, 이 '예수회'를 만드신 분이 바로 이냐시오 데 로욜라라는 신부님이시다. 그분을 기념하기 위한 동산. 그리고 서강대학교의 중앙 도서관 이름도 역시 이 분의 이름을 따 '로욜라 도서관'으로 명명되었다.

 

겨울에 눈이 와서 저 동산에 눈이 쌓이면 몇몇 남학우들이 어디선가 포대를 구해와 저 동산에서 썰매 타기를 했던 것을 몇 번 목격했다. 대학이라고 꼭 심각한 인텔리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그때 느꼈다. 나 역시도 철이 없었고.

 

왼쪽 계단을 통해 이동하면 '노고산'과 연결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등산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저 쪽으로는 한 번도 가보지 않았다.

 

꽃. 아름다워서 찍었다. 무슨 꽃인지는 모른다.

 

학교 대운동장

 

로욜라 도서관 맞은편으로 이동하면 보이는 학교 운동장이다.

 

서강대학교는 다른 종합 대학교와 달리 의학대학과 예, 체능 계열 학과가 없다. 그래서 다른 학교에 비해 재학생 수도 역시 적은 편이다.

 

이런 이유일까. 운동장 역시 다른 종합 대학의 대운동장에 비해 크기가 작다.

내가 재학할 때는 잔디가 아닌 모래가 깔려있었는데, 졸업 후 잔디가 깔렸다.

 

보통 야구 동아리와 축구 동아리가 운동장을 이용했던 기억이 난다.

 

로욜라 도서관 (1관)

 

개인적으로 서강대학교의 명물이자 자랑이라고 생각하는 곳이다.

 

졸업생이라 출입이 어려워 내부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서강대학교는 도서관이 참 잘 꾸며져 있다. 다양한 서적 구비는 물론이요, '서가' 형태의 도서관이라 책장 옆에 책을 읽을 수 있는 책상과 의자가 배치되어 있어 분위기가 참 좋다.

 

채광에도 신경을 썼는지, 해 질 무렵에 도서관 내부에 햇볕이 들어올 때면 괜히 가슴이 뭉클해질 때가 종종 있었다.

 

전역 후, 공인회계사 시험에 도전, 실패하고 다시 복학했을 때 나의 안식처.

 

로욜라 도서관 (3관)

 

로욜라 도서관은 1관부터 3관까지로 구성되어 있다. 3관의 경우 법학전문대학원 교육에 특화된 도서관이며 또 가장 나중에 증축된 곳이라 굉장히 현대화된 시설들이 구비되어 있다.

 

하지만 대학원생들 전용 구역도 꽤 있었기에 학부생이었던 나에겐 접근하기에 다소 위화감을 느낄 때도 있었던 곳.

 

따라서 나는 각종 문학 작품들이 구비되어 있는 로욜라 도서관 2관 5층에서 살다시피 했다.

 

아... 지금도 기억나는 2관 5층의 책 냄새...

 

 

사회학과 건물인 다산관 전경.

 

이미 눈치채신 분도 계시겠지만 예수회 재단이 설립한 서강대학교 건물들의 이름은 천주교의 성인들 혹은 천주교 신자로서 인류의 학문적 발전에 기여하신 분들의 이름으로 명명되었다. 

 

이런 명명 원칙에 따르면 '배교' 의심을 받고 있는 정약용 선생님의 아호인 '다산'을 서강대학교 건물 이름으로 사용하는 것이 논란이 될 수도 있으나, 서강대학교 측에선 딱히 이 부분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모양이다.

 

아버지의 권유 반, 강압 반으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전공보다는 사회학과 철학에 더 관심이 많아 수업을 듣기 위해 자주 방문했던 건물.

 

이런 기억 탓일까. 오히려 전공이었던 경영학과 건물인 '마태오'관은 아예 오늘 방문하지도 않았다.

 

 

다산관 내부에는 조그마한 학생 식당이 하나 있는데, 그곳의 카레가 참 맛있었던 기억이 난다.

 

비록 전공은 아니었지만 나의 학문적 식견을 넓혀주는데 큰 도움을 준 건물.

 

학창 시절 나의 두 번째 안식처.

 

앞서 소개한 다산관과 문학관인 하비에르관(X관) 사이에 위치한 벤치다.

 

평지가 아닌 언덕에 지어진 학교의 구조상 캠퍼스 내에 이런 비밀스러운 공간이 꽤 있다.

 

종종 깊이 생각할 때, 혹은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 저 벤치에 앉아 담배를 피웠던 것이 기억난다.

 

 

각종 학내 동아리방들이 위치한 엠마오관에서 찍은 사진

 

필자는 학창 시절, 서강대학교 중앙 흑인 음악 동아리에 가입, 활동하였다. 

 

참 별의별 일이 있었던 동아리였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방문해봤지만 이른 시간 & 코로나 여파로 비어있어 내부까지 들어가 볼 수는 없었다.

 

최근 동아리 공연 포스터를 보면 2019년 이후로 공연을 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는데, 코로나가 동아리 활동에까지 영향을 준 듯하다.

 

좋은 인연과 다소 생각하기 싫은 인연을 얻게 해 준 동아리. 하지만 학창 시절 내내 그나마 사람들과의 관계를 이어질 수 있게 해 준 곳.

 

동아리방들이 위치한 엠마오관 맞은편에 있는 공학 건물들.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학창 시절 내내 대학 수학 수업을 위해 단 한 번 방문한 뒤로는 방문한 적이 없다.

 

이밖에도 편의 시설들이 위치한 곤자가관과 기숙사 건물, 경영학과 건물 등이 있으나 오늘은 굳이 방문하지 않았다.

 

 

 

여담

 

서강대학교 주변의 환경은 꽤 많이 변했다. 아마도 '재개발' 열풍을 이곳 역시 피해 가긴 어려웠던 듯하다.

 

학창 시절, 학과 모임 혹은 동아리 뒤풀이를 위해 갔던 학사 주점도 사라졌거나 자주 방문했던 밥집들도 카페나 소규모 테이크아웃 커피집으로 바뀌어 있었다. 

 

아니면 위의 사진들처럼 재개발을 앞두고 있거나...

 

세월이 흐를수록, 결국 나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추억'만이 변하지 않게 되는 것일까...

 

신촌 로터리 전경

 

좌측에 보이는 건물은 원래 '그랜드 백화점'이었는데 폐업하고 종합 쇼핑몰로 변했다고 한다. 중앙에 보이는 현대 백화점은 아직도 건재한 듯하고...

 

학창 시절 때만 하더라도 신촌은 '젊음의 거리'의 대명사였는데 들려오는 이야기로는 상권이 많이 죽었다고 한다.

더 이상 대학생들이 신촌에서 놀지 않고 홍대나 이태원 등 다른 곳을 찾는다는 것...

 

집으로 돌아오면서 찍은 2호선 신촌역 내부 사진

 

미래에 대한 불안, 그리고 확실하지 않았던 인생의 방향 등으로 학창 시절 내내 불안했던 기억이 난다.

 

항상 약간 허탈한 심정으로 학교에서 2호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갑자기 떠올랐다.

 

졸업 후 10년 정도가 지난 지금, 굳이 그런 고민을 미리 할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짧았던 모교 방문기를 마치고자 한다.

 

추후 언제 다시 모교를 방문할지는 모르지만... 그때는 또 어떤 느낌이 들지, 또 어떤 추억을 회상할지 궁금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