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클릭시 교보문고 링크로 이동)
저 자 : 공진수 (2015. 팜파스)
인정하긴 싫지만, 나는 '욱'하는 성질을 가졌다.
(출처 : http://www.1freewallpapers.com/avengers-age-of-ultron-avengers-hulk/ko)
이미 알고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욱'하는 성질을 가졌다. 평소엔 조용하다가도 이런 성격때문에 한 번 화가 나면 작은 문제도 크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그리고 이런 '욱'하는 성격은 내가 스트레스를 받거나 조급해지는 상황에 처하면 여지없이 드러나곤 한다. 특히 지난 4월과 5월, 반둥에서 직장을 구할 때 나의 성격은 더욱 예민하게 변했다. 한 번의 선택으로 인도네시아에서의 삶이 크게 변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는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면서 쉽게 변하였다. 부정적인 감정에 지배당해 괜히 기분 나쁘게 하루를 보낼 때도 있었다. 그러던 중, 룸메이트였던 'JK'가 이 책을 읽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이 책은 나에게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정독했다.
"분노라는 감정은 나쁜 것이 아니라 단지 '불쾌한' 감정 중의 하나일 뿐이다.
더불어 우리에게 이러한 불쾌한 감정도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참을 忍 3개면 살인도 면할 수 있다고 했던가.
( 출처 : https://www.pinterest.com/pin/398216792026804754/)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분노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오히려 우리가 살아있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따라서 분노가 끓어오르는 상황을 피하거나, 분노를 억누르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분노를 효과적으로, 그리고 인간관계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분출시켜야 하는지 고민할 것을 주문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중간중간 그만둘까 싶을 때가 많았다. 작가는 책의 중간 부분에 여러 종류의 분노를 사례를 들어 설명하는데, 이상하게도 그 사례 하나하나가 다 나의 이야기인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의 분노를 조절하고 싶다는 의지로 끝까지 읽었다. 그리고 이로써 '분노'는 일종의 에너지이며, 분노가 끓어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나의 내면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남아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에 대해 나의 사례를 적용하여 구체적으로 설명해보겠다.
나는 어릴때부터 부모님이나 친척들에게 머리가 좋은 형과 비교를 많이 당했다. 형은 머리가 똑똑했고, 남들과 비교해 적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여 효율적인 성적을 내곤 했다. 결국 나는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머리로는 절대 형을 따라잡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 대신 나는 새로운 재능을 찾았다. 남들보다 더 오래 책상에 앉아 이해가 될 때까지 문제를 풀고, 틀린 문제를 다시 반복하여 살피는 노력과 끈기라는 재능을 말이다.
(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3YvYANed804)
형과 비교당하는 것이 정말 싫었던 모양이다. 고등학교 3년 내내 지금 생각해도 지독하다 싶을 정도로 공부하여 성과를 내고 싶어했던 것을 보면 말이다. 그래서인지 그 시절의 나는 시험의 결과에 상당히 예민했다. 시험 성적이 나쁘게 나오면 왜 내가 이런 결과를 얻었는지, 그리고 앞으로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기보다는 오직 나의 노력이 부정당한 것처럼 생각하며 쉽게 좌절했다.
작가는 나와 같은 사람에게 넋두리에 빠져 있거나 구조를 비난하면 잠시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는 있겠지만, 반복되는 상황 속에서 분노 조절에 한계가 올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특히 이런 넋두리와 좌절로 인해 유발되는 분노를 '품질이 낮은 방어기제' 라 칭하며 본인의 마음과 주변의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음을 경고한다. 이로써 나는 책을 읽고 나서 다음과 같이 분노에 대한 나만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보았다.
(출처 : http://pseg.or.kr/pseg/infotrend/4904)
- 지금 현 상황에서 내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이 분노밖에 없는가?
- 이 사건이 과연 내가 분노를 낼 가치가 있는 일인가?
- 내가 분노한다면, 이를 통해 내가 얻을 이익과 손실은 무엇인가?
- 분노를 내야한다면, 한 번에 쏟아내기보다는 천천히, 효과적으로 쏟아내자.
물론 이러한 체크리스트를 만든다고 해서 나의 '욱'하는 성격이 쉽게 고쳐지리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내가 이런 성격, 그리고 분노를 어느정도 효과적으로 통제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다는 것이다. 문제를 인식했다면,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는 단지 시간이 걸릴 뿐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앞으로 나는 내가 처한 상황에 대해 넋두리만 하기보다는 이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 볼 생각이다. 불만만 가져봤자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행복'이라는 내 삶의 목표를 좀 더 구체화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갖도록 노력할 것이다.
효과적으로 분노하면서 말이다.
(2018년 8월, 수카부미에서)
반응형
'책 & 독후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침묵’의 기다림 끝에 온 부름 (0) | 2022.04.13 |
---|---|
‘비행’ 후 기다리고 있던 ‘부드러운 원칙주의자’ (0) | 2022.04.13 |
더 로드(The Road) : 가지 않은 길, 그러나 '행복'을 위한 길 (0) | 2018.03.06 |
슈퍼스타즈와 타이거즈, 그리고 2017년 (0) | 2017.11.18 |
'마구' - 히가시노 게이고 (0) | 2013.06.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