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그렇듯이, 우울감과 무기력함, 그리고 미래에 대한 이유 없는 부정적인 생각들이 떠올랐다.
잘 쉬고 있는데, 도대체 왜.
그리고, 이어서, 이 모든 것들이 의미가 없다는 공허함이 찾아왔고, 그냥 죽자,라는 생각이 다시 들었다.
그래서였을까, 내가 힘들 때 도움을 줬던 G에게 카톡으로 연락했다.
하지만, 안 하는 것이 더 나을 뻔했다. 그도, 항상 똑같은 레퍼토리이니 말이다.
사람이, 깊이가 없다. 물론, 내가 그를 함부로 평해선 안 되겠지만.
그렇게, 불쾌한 감정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새로 알게 된 친구 D로부터 큰 위로를 받았다. 그리고, 되돌아보게 했다.
내가 살아가는 의미, 방향에 대해...
D도 역시 내가 아니기에, 명쾌한 해답을 준 것은 아니지만, 지금까지 내가 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최선을 다 해서 일을 했던 이유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줬다.
여기서 밝히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그 덕분에 다시금 '이유'와 '명분'을 찾을 수 있었던 것.
내가 받고 있던 스트레스와 걱정들은, 이전에 내가 꿈꿔왔던 것에 비해선 아무것도 아니었음을 알게 되자,
그냥, 지금까지 걱정하고 불안했던 것들, 그리고 원했지만 얻지 못해 허탈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너무 '방향'과 '의미', 그리고 '명분'을 찾으려고 집착했던 것은 아닐까. 물론 중요하다. 나는 '사람' 이니까.
그냥 하루하루 먹기 위해, 싸기 위해, 하기 위해 살아가는 동물과는 다르니까.
그런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었음을 잊고 있었다. HV에 가는 것.
그래. 그거면 된 거다. 그리고, 내가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일종의 doa였으니. 물론 거기서 오는 스트레스는, 그분이 해결해 주시겠지.
마음이 가볍다. 결국, 상황이 달라진 것은 없지만, 내 마음먹기 달린 것. 냉소적이 될 필요는 없다. 남의 말을 들을 필요도 없다. 그리고, 남들을 보고 비교할 필요도 없다.
G는 항상 말했다. 위가 아니라 옆과 아래를 보라고. 그러면 위로가 될 거라고.
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위를 봤다. 그리고, 그들을 따라잡기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어디를 바라보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닌 것 같다. 결국, 위든 아래든, 옆이든, 바라보면 '비교'를 하게 되기에... 그건, 내 방식이 아니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로부터 위로를 받기도 싫고, 나보다 더 잘난 사람들로부터 상실감과 무기력함을 느끼기도 싫다.
나는 그냥 나다. 결국, 나에 대해 더 관심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바르고 정직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하는 게 맞다.
그러려면, 심적으로 멘탈을 강화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체력 관리도 필요하다. 결국, 최근 나의 공허함 또한, 체력의 방전으로 인한 짜증과 스트레스에서 왔으니.
내일은 조금이라도 걷자. 걷고, 집에서 스트레칭이라도 하자. 내 몸과 체력을 가꾸는 것이 필요하다. 신체는, 내 정신을 담는 그릇이니까. 굳이 그것이 아니더라도, 건강을 챙길 때가 됐다. 어찌 보면 너무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달라지자. 불평만 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지진 않는다. 무언가를 해야 한다. 단, 너무 급하지 않게, 천천히, 그러나 의미 있게.
상황을 바꿀 수는 없지만, '나 자신'을 바꿀 수 있는 건, 내 자신이니까.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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