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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을 통한 '새로운 혁명'의 시작
내 생각

우리는 모두 자신만의 2009년을 가지고 있다.

by 쟝파스타 2013. 6. 24.
 

 

 

 

 생각해보면, 2009년에는 참 많은 일이 있었다. 

 

 

 

 3월에, 전역을 했고... 복학을 했다. 아니, 복학이 먼저고 전역이 먼저겠구나. 개강은 3월 2일이었고 전역은 

 

 3월 22일이었으니까.

 

 

 

 어쨌든, 칼복학을 했고, 프랑스어 수업을 들었다. 존나 듣기 싫었는데.

 

 

 

 

 

 의지가 충만했던 복학 첫 학기. 그러나 그녀의 짜증은 계속 늘어만 갔다. 

 

 

 

 동네 성당에 다니기 시작했고, 나름 열심히 했다.

 

 

 

 

 뭐 어쨌든... 여름이 시작되었고, 다시 생각해보면,

 

 

 

 

 

 그 해 여름은 유난히 더웠다. 

 

 

 

 

 

 어찌어찌, 기말고사를 봤고, 의미없는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이번 여름방학에는 뭐 하나... 싶다가, '미국에 가고 싶다!' 라는 생각에, 의미없이 토플 학원을 다니고 또 

 

 덥다는 이유로 머리를 다시 밀었다.

 

 

 

 토플학원은 정말 열심히 다녔었네. 다시 생각해보니까. 09년이면, 지금으로부터 약 3년 전이다. 

 

 

 

 토플학원 같은 스터디 여자애가, 참하고 괜찮았는데. 동덕여대 다니던 1학년 여자애였는데, 우리 학교로 편입을 할 거라고 얘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스터디 하면서 모은 벌금으로 신촌 채선당에서 둘이 점심도 맛있게 먹었었지. 그 여자애는 레몬 칵테일을, 나는 시원한 하이트 맥주를 시켜서 나눠먹었던 것도 새록새록 기억이 난다. 대낮에. 왜냐하면,

 

 

 

 

 

그 해 여름은 너무 더웠거든.

 

 

 

 

 

 그건 그거고...

 

 

 

 4주년 기념일이 다가오던 찰나, 그녀의 기대심은 점점 높아졌다. 

 

 

 

 방학 한 가운데 우리의 4주년 기념일이 찾아왔고, 그녀는 코엑스 한 가운데에서 크게 화를 냈다. 기념일 날에.

 

 

 

 꾸역꾸역 돈 모아서 이태원 레스토랑 가서 밥 먹이고, 코엑스 가서 영화보고... 12만원 썼는데, 욕이란 욕은 다 처 먹은거다. 기념일 날에.

 

 

 

 자기가 생각한 기념일은 이게 아니라나. 

 

 

 

 

 

 24살짜리 복학생한테 도대체 뭘 기대했던 건지.

 

 

 

 그래서 몇일 후, 쿨하게 헤어졌다. 신촌 스타벅스에서. 우리가 05년 여름에 커피를 나눠마시고 사귀기로 했던 그 곳에서. 

 

 

 

 맞나? 신촌에도 스타벅스가 한 두 곳이 아니라서 말이지...

 

 

 

 

 

 지금 생각해보니 열이 받는건, 그녀가 내가 기념일날 어떻게 할지 본 후, 헤어지는 것을 결정했던 것 처럼 

 

느껴졌다는 것이다. 

 

 

 

 왜 하필? 기념일 이전에 헤어졌으면 안됐나? 뭐... 지나간 일이니까...

 

 

 

 

 

 그리고, 기뻤다. 광복의 기쁨이 이런 것이었을까. 

 

 

 

 바로 집에 와서, 족발을 사다들고 친구네 집에 찾아갔던 것이 기억난다. 자축하러.

 

 

 

 

 

 이후 멘붕. 토플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선풍기 하나 있는 동아리방에서, 땀에 전 체로 누워 나머지 여름방학을 보냈다. 

 

 

 

 아, 그래도 4년 동안 사귄 정 때문인지 조금은 힘들었었나보다. 밤에, 아무런 죄 없는 후배 하나 불러서 한탄 했던 기억이 난다.

 

 

 

 4년이니까. 20살 여름부터 24살 여름까지의 기억이 다 날아가는 거니까. 

 

 

 

 그렇게, 집에서 아버지로부터 병신취급을 받으며 09년 2학기가 시작되었다. 

 

 

 

 

 

 홀가분하게, 18학점 6과목을 수강했고, 모든 과목이 참 재미있었다. 경영전략을 수강하면서, 5명이던 조원이 중간에 떨어져나가 3명이 되었고, 우리가 탐방하기로 했던 T모 그룹측이 갑자기 거부해서 당황했던 것이 위기라면 위기였을까. 

 

 

 

 뭐 어떻게 해. 내가 말했다. '그냥 간 걸로 칩시다'. 그리고, 발표 잘 했다. 

 

 

 

 

 

 유일하게 재미있게 학교를 다닌 학기가 아니었나 싶다. 장학금도 받았고... 집에서도 인정 받고. 

 

 

 

 뭐, 인정받자고 한 일은 아니지만. 

 

 

 

 병신에서 장학생으로의 신분 상승은, 꽤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것도 이때다. 

 

 

 

 

 

  아, 중요한 일을 빼먹을 뻔 했네. 2009년에는 기아 타이거즈가 우승을 했다. 그리고, SK와의 치열했던 한국시리즈 7차전 마지막 경기를, 직접 잠실 구장에서 관람했던 것이 나에겐 큰 자랑거리이다. 

 

 

 

 그때의 티켓을 아직도 가지고 있다. 잉크는 거의 다 날아갔지만. 

 

 

 

  한 아저씨가, 생판 모르는 아버지뻘 되는 사람이, 나를 잡고 부둥켜 울었던 것이 기억난다. 

 

 

 

  기아 타이거즈의 재창단 후 첫 우승은, 누군가에겐 그 만큼의 가치가 있었다는 것을, 그 때 이후로 깨달았다. 

 

 

 

그러나, 

 

 

 

  그 이후로 기아 타이거즈는 우승과는 살짝 거리가 먼, 그런 팀이 되어갔다. 올해는 다르려나?

 

 

 

 

 

  뭐 어쨌든...

 

 

 

  2009년은, 나에게, 이런 저런 일이 많았던 그런 해였다. 

 

 

 

 

 

  그렇다면,

 

 

 

 

 

 

 

 

 

  당신의 2009년은 어떠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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