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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을 통한 '새로운 혁명'의 시작
내 생각

나의 필명, '쟝파스타'(상)

by 쟝파스타 2017. 4. 24.

미국 출신의 피아니스트이자 키보디스트, 작곡가이신 'Chick Corea'옹.

성이 'Corea'라 혹시 한국계인가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으나, 엄연한 미국인이시다.

 

  모든 세상 만물의 물질과 현상에는 '이름'이 붙어있다. 우리 인간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사람의 이름은 한 개인의 정체성과 존재를 대변한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한다. 이름이 한 개인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성명학'이 존재하고, 실제로 이에 따라 개명을 하는 이들이 꽤 많다는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2016년 개명 신청자 명단...

(출처 : http://kr.donpush.com/CI0vuLu6j7wKS9Be8HRSsZBlx8zqswJg4paExC4N/)

 

  그렇다면 필명은 어떨까? 세계의 뛰어난 작가들이 필명을 사용하고 있는데 그들의 사용 이유는 실로 다양하다. 사회의 억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작품을 쓰기 위해 필명을 사용하는 작가가 있고, 또 본인이 이미 대작가의 반열에 올라있어 자신의 본명을 숨기고 대중에게 냉정한 평가를 받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출처 : 작가들이 필명을 쓰는 이유는? http://newspeppermint.com/2013/07/25/pseudonym/)

 

  이유야 어찌 되었던 간에, 필명 또한 작가의 작품세계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서 실제 이름만큼 중요한 것임에는 틀림없다.

 

  나의 필명은 '쟝파스타'다. 최근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면서 나의 필명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시는 분들이 많아졌다. 그들의 관심에 보답할 겸 오늘과 내일은 내 필명이 '쟝파스타'가 된 이유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다.

 

나의 필명에 대해 가장 많은 의문을 지니셨던 입사 동기 D상.

그는 현재 LG화학을 퇴직하고 다른 회사에 이직하여, 결혼 후 바쁘지만 행복한 일상을 살고 있다.

사실상 이번 포스팅이 작성된 계기는 나의 필명에 대한 그의 궁금증이 결정적이었다.

 

  우선 시간을 되돌려 2005년으로 돌아가보자. 나에게는 두살 위의 형이 있는데, 형은 중,고교 시절부터 힙합과 Rap 등에 관심을 보였고 대학 입학 후 'Soul Company'의 멤버로 활동하게 된다. 보통 동생들은 형의 취미나 관심사를 따라가기 마련. 나 역시 형의 영향으로 힙합에 빠져들었고, 대학에 입학하자 형은 나에게 동갑이형과 키비형을 비롯한 'Soul Company'의 멤버들과 그외 여러 힙합하는 형님들을 소개시켜줬다.

 

Soul Company의 The Bangerz 앨범. 포장도 뜯지 않은 앨범들이 아직 형 방에 있다.

형이 처음 낸 'Uncut Pure!'는 결혼 후 형이 가져갔는지 찾을 수 없었다.

 

  그러던 와중에 '이능금' 형과 재천이형을 만났다. 여기서 능금이형의 그 능금은 과일 '배'가 맞다. 처음에 만났을 때 능금이형은 자신을 '능금삼촌'이라 불러달라 했으나 이후 가수 데프콘이 '콘이 삼춘 다이어리'라는 타이틀로 앨범을 발매하자 그냥 '이능금'이라고 불러달라 했다. 이름만큼, 이 사람은 특이했다. 히피 같은 패션으로 하모니카를 부르며 매주 금요일 혹은 토요일 밤이 되면 붐박스에 아이팟을 연결하여 MR을 틀고 재천이형과 프리스타일 랩을 하곤 했다. 홍대 놀이터에서, 누가 보든 상관없이.

 

  2005년 여름에 나는 신촌의 모 주점에서 주말 야간 서빙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금,토,일 오후 6시부터 빨리 끝나면 12시, 사람이 많은 날엔 새벽 2시까지. 그러나 보통 12시 30분, 새벽 1시 언저리에 끝났다. 시급은 3,000원이었는데 아르바이트 끝나고 집에 오려면 택시를 타야 했다. 그런데 택시를 타게 되면 그날 일당의 절반은 날아가는 것이고, 그 때문에 나는 아르바이트가 끝나면 능금이형을 찾아 홍대 놀이터로 향했다. 그곳에서 능금이형과 재천이형, 그리고 나는 프리스타일 랩을 했다. 당연히 실력은 내가 제일 아래였지만.

 

  대략 이렇게 생긴 라디오에 '아이팟'을 연결해서 음악을 틀었다.

재주도 좋으셔...

(출처 : https://kr.pinterest.com/ONwheelsIGO/80s-90s-boom-box-radio/)

 

  능금이형에겐 꿈이 있었다. 자신의 친구들과 함께 'Roots' 형태의 랩밴드를 결성하여 활동하는 것이었는데, 밴드 이름은 이미 정해놓은 상태였다. 이름하여 'Vegetable Hustlers'.

  무슨 생각으로 밴드 명을 그렇게 지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으나, 'Vegetable'이라는 이름에 맞게 밴드 멤버들의 이름 역시 '김오이, 박사과, 신양배추, 이능금' 뭐 그런 식이었다. 내가 '사과와 배는 채소(Vegetable)가 아니지 않나요?'라고 반문했지만 능금형은 '무엇이든 예외는 있는 법이야'라고 대답했다.

 

뭐, 대충 이런 컨셉의 밴드였던걸까...?

(출처 : http://www.sysj.co.kr/board/bbs/board.php?bo_table=store1&wr_id=49)

 

  그러다가 능금이형이 나에게도 멋진 Stage Name을 정해주겠다고 제안했다. 그는 우선 요즘 내가 무슨 음악을 즐겨듣는지 물었다. 당시 나는 'Chick Corea'의 음악에 빠져있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 능금이형은 잠시 생각하다가 이내 다음과 같이 말했다.

 

포스팅에 앞서, 다시 찾아본 홍대 놀이터...

놀랍게도 현재는 공사중이었다.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누군가의 마음속에 추억의 장소가 될지 궁금하다.

 

- 나의 필명, '쟝파스타'(하)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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