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5월 5일 목요일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 K의 결혼식이었다.
결혼식은 잘 끝났다. 어찌보면 즐거운 결혼식이었다.
문제는, 결혼식 이후의 식사 장소에서 벌어졌다.
뷔페 형식으로 차려진 식사 장소에서, 나의 실수로 내 뒤에 서 계신 여성분의 발을 밟은 것이다.
그 여성분의 구두에 자국이 생겨버렸고, 당황한 나는 가지고 있는 안경닦이로 재빨리 구두 자국을
닦아드리려 노력했다.
지워지긴 했지만, 완벽하게 지워진 것은 아니었다. 자국이 남았다.
그런데...
그 여성분의 인상이 괜찮았다.

영화 '극적인 하룻밤'에서 두 주인공이 처음 만나는 결혼식장 뷔페
(출처 : http://www.newsway.co.kr/view.php?tp=1&ud=2015120110495338680)
어디서 나온 용기인건지, 아니면 그 분과 인연을 엮어보고 싶었던 것이었는지...
잠시 식사를 멈추고 그 분이 계신 테이블로 갔다.
가서, 죄송하다고 정중히 사과를 드리고 나의 명함을 드렸다.
그 여성분을 포함하여 6명이 앉아있는 테이블은(모두 여성분들이었다) 일군 수군수군 거리며 난리가 났다.
당연한 것 아닌가. 왠 남자가 구두 밟아서 미안하다고 사과하면서 명함을 주는데...
그리고, K에게 연락을 했다.
그 분의 인상착의와 상황 설명. 어떻게 연락처라도 알 수 없겠느냐는 부탁...
(당연히 명함을 드렸어도 연락이 안 올것은 뻔하기 때문이었다.)
그 후...
암스테르담에 가있는 K에게 연락이 왔다.
그 여자분, 올해 10월에 결혼하신댄다.
아........
이불킥 시전....
이걸로 끝이 아니다.
K의 신부인 B씨의 중학교 동창도 마음에 들었다. 그 분은 연락이 안되겠느냐고도 물어봤다.
역시나...
남자친구가 있다고 하더라.
아 시발..
뭐, T와 헤어진 이후로,
외로운건 둘째 치고,
인연이 없다. 인연이 없어.
괜찮다 싶은 여자들은 죄다 남자친구들이 있거나 결혼을 했고 말이다...
어찌 이 상황을 어머니가 알게 되셨고, 아버지에게 알리신 모양이다.
아버지께서 위로아닌 카톡 한 통을 보내셨다.
'파스타야. 너가 믿음을 가지고 기다린다면 인연은 찾아오게 될것이다!'
예 아버지. 명언이십니다.
그런데 이 아들, 되게 외롭습니다.
젠장...
뭐, 그렇게 하나의 헤프닝이 벌어졌다.
또 다른 친구인 H는 엄청 놀리고...
그나저나 외롭다.
나의 인연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다.
아니, 결혼은 할 수 있을까. 당장 나 하나도 챙기기 어려운 상황인데.
여튼...
외롭고 좆같고, 날씨마저 우중충한 연휴 토요일이다.
시발 이라는 단어로, 나의 생각 정리를 마친다.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