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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을 통한 '새로운 혁명'의 시작
내 생각

새벽에 깨다

by 쟝파스타 2017. 3. 9.

 

 

   오랜만에 새벽 네시에 깼다. 보통 그 시간에 잠들지언정, 퇴사 이후에 정말 오랜만에 새벽에 깨게 된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순간 나는, 아직 내가 회사에 다니고 있다고 착각했었나보다. 두시간 반 이후에는 다시 일어나 몸을 이끌고 거지같은 여의도로 가야 한다는 생각에 약 3초 동안 절망에 빠지고 말았다.

 

여의도 IFC 전경. 좋아보이지? 요즘은 여기 근처에도 안간다.

그나저나 삼일 회계법인 애들은, 아직도 그렇게 근무시간에 커피 마시러 8층 자주 가나...

전용 엘리베이터 만들었으면 했는데, 이제 뭐... 알아서들 하셔.

(이미지 출처 : http://www.langdonseah.com/en/kr/projects/view/seoul-international-finance-centre-aig-tower-korea/all/kr/)

 

   급히 담배 한 대를 피워물며 정신을 차린 덕분인지 그 절망감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 이 경험은, 퇴사 전 해 여름부터 퇴사 이후 가을까지 내가 겪은 불면증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데 충분했다.

 

   내가 겪은 불면증의 증상은 대략 이러했다.

 

   새벽 두 시, 눈이 떠진다. 나름 안도한다. 여섯시까진 약 네 시간은 남았으니. 다시 잠을 청한다.

 

   세시 십오분, 이때까지도 안정권이다. 네시. 이때부터 불안해지기 시작하며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핸드폰의 시간을 십분 간격으로 확인한다.

 

   그리고 여섯시. 세상의 종말이나, 북한의 남침 등을 기대해보지만, 여전히 세상은 고요하다.

 

   당연히 나의 컨디션이 온전할 리가 없다. 이런 생활을, 퇴사 후 2개월이 지나도록 계속 해 왔다. 그나마 마음 편히 잠을 잘 수 있게 된 것이 9월 중순이니까...

 

   그래서였을까. 퇴사 이후 한동안 나의 취미는 잠을 자는 것이었다. 아침에 깨어난 직후든, 점심때든, 이른 오후든... 기회가 되면 마냥 잠을 잤다.

 

   회사 생활이라는게, 이렇게 잠을 빼앗아버릴 정도로 악몽같았는데... 차라리 지금의 백수 생활이 더 나은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소한, 지금은 잠은 잘 자잖아...

 

2017년 3월 3일 (금) 새벽, 이미 잠은 다 잔 상태에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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