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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찬 이성 더운 가슴" - 알프레드 마셜(Alfred Marshall) (상)

by 쟝파스타 2013. 6. 24.


 



Alfred Marshall, 1842 ~ 1924

출처 : 영문 위키백과


 <경제학>이란 말을 발명한 경제학자 


  1924년 마셜이 죽었을 때 케인스는 '지난 100년간을 통틀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라고 했다. 물론 케인스의 개인적인 견해이긴 하지만 그만큼 마셜의 학문적 업적은 지대했고 그의 영향력은 대단한 것이었다. 특히 영국 경제학은 마셜의 공헌에 힘입어 세계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마셜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기초를 세웠으며 케인스, 피구, 해러드, 로빈슨, 스라파 등의 쟁쟁한 제자들을 키워 케임브리지 학파를 창시했다.


  마셜은 1842년 영국 런던 교외의 크랩햄이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은행원이었지만 복음전도에 열심인 사람이어서 어린 마셜을 성직자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그러나 마셜은 신학보다는 수학을 좋아했다. 둘 다 아름다운 조화의 세계를 지향하지만 마셜에게 신학은 죽은 언어의 세계였던 것 같다.


  마셜은 수학에서 물리학으로 갔다가 다시 형이상학으로, 윤리학으로 학문적 방황을 했다. 그러다가 마침내 정치경제학으로 정착했던 것이다. 그러나 처음에는 정치경제학에 오래 머무를 생각이 아니었다. 세계를 개선시키려는 자신의 구상에 대해 '경제학을 모르니 저런 말을 하지'라고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당당히 맞서 말할 위치가 된다면 언제든지 윤리학으로 돌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그는 윤리학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덕분에 경제학계는 위대한 경제학자 한 사람을 얻었다.


  마셜이 살던 시대는 영국 자본주의의 황금기였다. 이런 시대에 사는 경제학자는 행복했을 것이다. 마셜이 태어나던 1842년은 영국이 아편전쟁에서 승리하여 중국을 시장으로 얻었던 해이며, 영국은 그 후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건설하여 제국주의 국가로서 전성기를 누리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세계에 군림했다.



동아시아의 강국이었던 중국은 영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의

서구 열강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중국은 죽을 맛이었겠지만 덕분에

유럽 열강, 특히 영국은 황금기를 누렸다.

출처 : smncha님의 블로그


  자유로운 기업의 성장이 영국의 국부를 늘렸으며 프랑스와의 경쟁에서 승리했고, 자본주의의 발전으로 사회 전체의 생활수준도 나아졌기 때문에 마셜은 자본주의야말로 영원무궁한 최적의 경제제도라는 확신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윤리학자 출신의 경제학자는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에서 눈을 완전히 뗄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부자들이 가난한 노동자들에게 자선을 베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우리는 경제학(economics)이라는 말을 자연스럽게 쓰지만 마셜 이전의 시대에는 정치경제학(political economy)이라는 용어를 썼다(요즘은 마르크스 경제학을 정치경제학이라고 분류하는 사람이 많다). 마셜은 1879년 '산업경제학(Economics of Industry)'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에서 처음으로 경제학이란 말을 사용하기 시작해서 이후 정착시켰던 것이다.


  이 책은 마셜의 대표작은 아니지만 부인과 공동집필을 한 의미 있는 책이다. 1877년 35세의 마셜은 자신의 제자이면서 케임브리지 대학의 여자대학에서 강사를 맡고 있던 메리 켈리와 결혼했는데 '산업경제학'은 메리 켈리가 전반부를, 마셜이 후반부를 쓴 책이다. 아내와 같은 길을 갈 수 있었던 마셜은 여려모로 행복한 사람인 셈이다.


  마셜의 대표작은 '경제학 원론(Principles of Economics, 1890)'이다. 이 책은 마셜 이전의 모든 경제학을 체계화하고 마셜 자신의 새로운 생각을 덧붙여 그 후 오랫동안 많은 대학의 교과서로 쓰였다.


  여기서 마셜의 이론을 모두 소개할 수는 없으므로 <한계수확체감의 법칙>을 살펴보고 그의 소득분배에 대한 생각을 집약하는 <경제 기사도>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중)에서 계속...


김경훈 (1995).《10일만에 배우는 경제학 200년》새로운사람들.  149-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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