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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상을 통한 '새로운 혁명'의 시작
내 생각

'사과'할 수 있는 용기

by 쟝파스타 2017. 4. 27.

 

  요즘은 '데자와'라는 음료에 빠져있다. 달달한게, 특히 따뜻한 상태의 것을 구입하여 담배피면서 마시면 그렇게 꿀맛일 수가 없다. 오늘은 이 '데자와'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를 간단하게 다뤄볼까 한다.

 

데자와. 하루 설탕 섭취 권장량이 50g인데, 이 한 캔(240ml 기준)당 6g이 함유되어 있다.

결코 적은 양은 아니다.

 

  지난주에 있었던 일이다. 점심을 먹고 편의점에서 '데자와'를 골라 계산을 하고 있을 때였다. 갑자기 한 노신사께서 내 옆에 오시더니 불쑥 "88 라이트 한갑요" 라며 카드를 직원에게 건네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나는 짜증이 확 났다. 이 할아버지는 순서라는 것도 모르나... 아무리 장유유서가 미덕인 대한민국이라지만 분명 계산대에는 내가 먼저 서 있었고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내가 계산을 끝나면 자신의 물건을 계산하는 것이 순서라 생각할 것이다.

 

시대와 문화적 차이 막론하고 연장자에 대한 우대는 진행되어 왔다.

그러나, 연장자에 대한 우대와 내가 겪은 상황은 엄연히 성격이 다른 문제다.

(출처 : http://www.goham20.com/21049)

 

  그러던 찰나에 노신사께서 움찔, 하시더니 직원에게 내민 카드를 거두며 내게 말씀하셨다.

 

  "아아... 미안해요. 나는 계산 다 끝나신 줄 알았네... 내가 좀 급해서 정신이 없었나봐. 미안해요."

 

  그랬다. 노신사님의 오해가 일으킨 단순한 해프닝이었던 것이다. 노신사께서 정중하게 나에게 사과를 하시니 오히려 당황한 것은 나였다.

 

  "하하.. 아..아닙니다. 괜찮습니다.. 하하"

 

  그런데, 나는 왜 당황했을까?

 

  노신사님은 이유야 어찌되었든 간에 실수를 하여 내가 기분 나쁠 수 있는, 아니 실제로 기분이 상한 상황을 만드셨고 이에 대해 나에게 사과를 한 것일 뿐인데 말이다.

  그것은 내가 이 노신사께서 사과를 할 것이란 예상을 전혀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시간 34번... 스마트폰 코 박은 스몸비에 받혔다'

조선일보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포스팅을 진행하면서 공감가는 기사가 있어 링크 올립니다.

(출처 : 조선일보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0/2017032000064.html?Dep0=facebook&news)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우리 한국사람들은 '미안하다'라는 말을 잘 하지 않는 것 같다.

  길을 가다가 살짝 부딪혀도, 마트에서 서로의 카트가 충돌해도, 그 외 사소하게 남에게 보일락 말락 하는 실수를 저질러도 말이다. 왜 그럴까...? 본인이 잘못을 저질렀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부끄러워서...?

 

  사실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은 화난 상대의 마음을 누그러뜨리는 힘을 가지고 있다. 상대방이 진심어린 몸가짐으로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고 하는데 거기에 대고 침 뱉을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런데 현재 미쳐 돌아가고 있는 한국사회를 보면, 침 뱉을 사람 많을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따귀 때릴 사람조차 있을지도...?)

  따지고 보면 사람은 자기중심적이다. 따라서 상황에 대해 본인에게 유리한 해석을 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들간에 너가 잘했네, 내가 잘했네 하며 싸우는 경우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끊임없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나는 '사과'하는 행위가 매우 용기있고 멋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상대방에게 자신의 행동을 용서해줄 것을 요청하는 사람은 더 나아가 앞으로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사과'라는 행위는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인지'한 상태에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데자와'로 인해 시작된 노신사의 해프닝을 통해 '사과'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이로써 초등학생 일기 형식의 결론이긴 하지만(초등학생을 무시하는 발언이 결코 아니다. 오히려 초등학생이 어른들보다 뛰어난 면을 보일때가 상당히 많다. 감수성, 창의성 등...) 앞으로 나도 적극적으로 나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물론, 허투루 하는 가짜 사과 말고, 진심을 담아서.

 

출처 : 나무위키

(https://namu.wiki/w/%EC%B0%B8%20%EC%9E%98%ED%96%88%EC%96%B4%EC%9A%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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